마치 수백명의 경쟁자를 제쳐야 승리하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내집 장만’이 가능한 시기다. 과열 경쟁으로 인해 주택 구입이 어려운 시기에는 자칫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쉽다. 이성보다는 경쟁에서 일단 이기고 보자는‘비이성적’ 판단이 주택 구입 결정을 지배한다. 비이성적인 판단을 앞세운‘묻지마식’ 구입에 나서면 주택 구입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겉잡을 수 없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쉽다. 경쟁으로 인해 주택 구입이 힘들 수록 일단 마음을 가다듬고 이성을 되찾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구입 경쟁에서 번번히 실패하는 원인이 무엇인 지를 분석한 뒤 필요하다면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추 것도 후회를 방지하는 길이다. 주택 구입이 경쟁 구입자들에 의해 번번히 막히고 있다면‘이보 전진을 위해’ 한걸음 물러서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다. 잘못된 판단으로 후회를 불러오기 쉬운 주택 구입 자세를 알아본다.
■수리비는 차후에 마련되겠지
셀러가 주택 시장을 지배하는 요즘 셀러와 바이어의 관계가 마치 ‘갑을 관계’를 연상시킨다.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집을 장만해야 하는 바이어는 셀러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 들여야 주택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후 대비책도 없이 집부터 장만하고 보자는 판단에 셀러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가는 구입 후 후회로 직결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셀러의 요구 중 하나가 바로 홈 인스펙션 조건을 삭제하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주택 거래에서는 주택에 결함이 발견되면 셀러가 이를 적절히 수리해주거나 아니면 바이어가 아예 구매 계약을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셀러의 요구대로 홈 인스펙션 조건을 포기하게되면 주택에서 어떤 결함이 발견되도 주택 거래를 지속해야 하거나 아니면 선납한 계약금을 환불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주택 구입이 힘들어지자 웬만한 결함은 그냥 눈감고 구입 후 차차 수리하겠다는 판단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바이어가 상당수다. 눈에 뻔히 보이는 결함은 대체적으로 수리도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바이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들은 수리비 예측도 힘들 정도다. 이런 결함들로는 낡아서 새는 지붕, 오래된 냉난방 시설, 상하수도 시설 등이 있다. 가능하다면 홈 인스펙션 조건을 쉽게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포기하면서까지 주택 구입에 나서야 한다면 집을 보러갈 때 홈 인스펙터를 대동해 잠재 결함을 최대한 파악해야 구입 후 후회를 막을 수 있다.
■HOA 서류 검토 나몰라라
콘도나 타운 하우스를 포함, ‘주택 소유주 협회’(HOA)의 관리를 받는 단독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에스크로 기간 중 수십장에 달하는 HOA 관련 서류를 전달받게 된다. 바이어가 검토를 해야한다는 명목으로 전달되는 서류들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검토를 시작해야 하는 지를 모르는 바이어가 대다수다. 우선 서류의 양에 질려 검토를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시간을 투자해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서류 목록이다.
HOA 관련 서류에는 대개 협회 운영 상황, 단지 주민들에 대한 규정이나 규제 사항, 협회 예산 현황, 최근 회의에서 다뤄진 안건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단지마다 나름대로의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칫 규정을 몰라서 위반하게되면 벌금 등의 불이익이 뒤따른다.
협회 예산도 반드시 검토 되야할 사항이다. 만약 협회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당장 시급한 공사나 수리가 제때 이뤄지기 힘들다. 쾌적한 주거 생활을 기대하기 힘들고 자칫 단지내 주택 소유주들에게 특별 예산이 부과돼 원치않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모임에서 다뤄진 안건들을 살펴보면 단지 주민들 사이에서의 주요 이슈가 무엇인지도 이해할 수 있다.
■이웃은 누구든 상관 없다
이웃에 대한 점검을 소홀히하는 바이어도 주택 구입 후 후회하기 쉽다. 쾌적한 주거 환경을 자랑하는 지역에서도 바로 옆집에 거주하는 이웃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흔하기때문에 이웃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후회를 막을 수 있다. 이웃을 점검하는 방법은 발품을 파는 길 밖에 없다.
이웃을 일일이 방문해 얼굴을 맞대고 이웃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 물어본다. 만약 별 문제가 없다는 이웃이 있다면 동네가 좋은 이유라도 물어보면서 반응을 살핀다. 이렇게 이웃들을 만나고 난 뒤 주택을 구입한 경험자들에 따르면 의외로 이웃 간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 술술 이야기해주는 이웃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또 이웃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해당 이웃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멀어봤자 얼마나 멀겠어
입지 조건, 건물 상태, 자녀 학군 등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고 판단돼 집을 샀는데 구입 후 매일 출퇴근이 지옥길이라면 이것 역시 되돌리기 힘든 후회로 남는다. 주택 구입 전 대부분 주말 시간을 할애해 집을 보러다니는데 주말에서는 상대적으로 차량이 적어 출퇴근 시간대의 실제 교통량을 측정하기 어렵다.
마음에 드는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현재 일상 생활에서 처럼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을 시험삼아 재보면 주택 구입 판단에 한결 도움이 된다. 만약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줘야한다면 실제처럼 집에서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직장에 도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해 주택 구입 결정시 참고한다.
직장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쇼핑 센터, 여가 활동을 위해 즐겨 찾는 시설 등 편의 시설들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알아본다. 편의 시설이 가까울 수록 주거 기간 동안 쾌적한 생활 환경을 즐길 수 있고 나중에 집을 팔 때도 제값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
<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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