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택소유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모기지 신청건수가 증가하면서 주택소유율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시류를 따라 때마침 집을 사기에도 적절한 타이밍으로 보인다. 그런데 집을 산다는 것은 단지 재정적인 문제를 떠나서 감정적, 감상적으로 매우 복잡 미묘한 문제라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처음 사 보는 집이라면 더더욱 여러 가지 후회를 가능성이 높다. 집을 사기에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또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 부동산 구매 대열에 합류할 생각이라면 다음의 유의점들을 눈 여겨 보길 바란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악몽으로 바뀌는 것을 방지해줄 것이다.
■ 미리 준비할 것들
원하는 집을 찾지 못하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원하는 집을 감당할 수 없을 때다. 그래서 원하는 집을 찾아 나서기 전에 먼저 본인의 크레딧 리포트를 살피고 장애물들은 걷어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필요한 서류들을 모아 보자. W-2, 수입 명세서, 은행의 스테이트먼트, 크레딧 리포트는 당연히 필요하다. 다음은 은행 등 모기지 렌더들로부터 사전승인(preapproval)을 받는 것이다. 사전승인은 본인이 얼마나 융자를 받을 수 있는지 공인된 기관으로부터 미리 결론을 받아 보는 것이다. 그만큼 사고 싶은 주택의 가격대를 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 밤낮으로 이웃 조사
풋내기 주택구입자는 오직 집의 크기, 개보수된 내용, 욕실의 개수에만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집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위치하고 있는 이웃에게도 주목해야 한다.
아이가 있다면 학군과 놀이공간 등을 점검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역 위치도 고려해야 한다. 식도락가라면 인근의 식료품점이나 식당가도 살펴야 한다.
오픈하우스가 날씨 좋은 날 낮 시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것으로 끝내면 곤란하다. 저녁이나 밤에도 동네를 둘러보길 권한다. 너무 시끄러운 것은 아닌지, 안전과 관련된 이슈는 없는지 직접 체험해 보라는 말이다.
■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완벽한 것은 없다. 집도 마찬가지다. 가능한 가격대에서 ‘위시 리스트’에 적힌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집을 찾으려면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한데 모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완벽하게, 반드시 필요한 것을 추리는 것이다. 필요한 침실 개수와 적절한 클로짓의 크기, 최적의 주방 캐비닛 규모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하실의 맨 케이브(man cave)나 수영장이 당장 필요한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 프로와 함께 하라
혼자서도 해치울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집을 사는 것은 별개다.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와 함께 하는 것이 비용, 시간, 노력 차원에서 이득이다. 전문 에이전트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에 접속해 방대한 양의 매물과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또 이들은 바이어의 예산에 맞는 재정 솔루션을 연결시켜 줄 수 있고 대신 협상을 해주며 복잡한 서류작업도 기꺼이 담당해 준다.
좋은 프로 에이전트를 찾으려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내셔널 어소시에이션 오브 익스클루시브 바이어 에이전츠’ 웹사이트(www.naeba.org)를 방문해 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쉽게 반하지 마라
처음 집을 사는 신출내기들은 서두르지 않으면 내가 점 찍어둔 집을 다른 누군가가 채갈 것이란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러나 두루두루 둘러보는 것이 현명하다. 심지어 처음 본 집이 ‘100% 내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라도 말이다.
섣불리 경솔하게 결정하면 가격만 비싸게 바가지를 쓸 수 있고 아니면 나중에 되팔 때 제값을 챙기기 힘든 애물단지를 떠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최종 결정 직전까지 적어도 5개의 매물은 자세히 뜯어봐야 한다.
■ 그저 그런 딜은 피해라
전반적인 경기가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서 적당히 알아보고 계약서에 사인한다면 분명 비싸게 주고 집을 사는 것이다. 첫 집을 사는 바이어 눈에 적절한 가격이라고 보인다면 사실은 높은 가격인 셈이다. 시장가격은 미미하지만 움직이게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격변동 추이를 꿰뚫고 있는, 로컬마켓에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는 전문 에이전트를 고용해야 하는 것이다.
■ 철저한 인스펙션
인스펙터는 집을 살피고 문제점과 대책, 그에 따른 비용 등을 알려줄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에이전트가 소개해준 인스펙터가 아닌 객관적인 분석을 해줄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직접 찾는 것이 낫다.
평판도, 경력, 배경,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고 평균 크기의 집이라면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실제 인스펙션에는 직접 참여해 지켜보는 것이 좋다. 결과를 듣고 바로 컨트랙터를 찾아가지 말고 셀러에게 문제가 있는 부분은 해결해 달라고 요구해 보는 것이 좋다.
■ 숨겨진 비용에 놀라지 마라
택스, 보험, 유틸리티, 감정 수수료, 에스크로 수수료, 각종 클로징 수수료 등을 내고 거래를 마쳤다. 이사를 마친 직후 필요한 긴급 수리비도 마련해 뒀다. 이제 끝인가? 일단 집을 한 번 사면 매달 수입의 3분의 1가량은 집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모기지 원금과 이자, 택스와 보험료 등이 고정적으로 빠져나간다고 봐야 한다.
미주 한국일보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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